CULTURE · 문예

삶이란 무엇인가

자전거를 타고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를 때, 저기 저 고갯마루까지만 오르면 내리막길도 있다고 생각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가 보자. 자기 자신을 달래면서, 스스로를 때리며 페달을 밟는 발목에 한 번 더 힘을 주는 것.

​읽어도 읽어도 읽어야 할 책이 쌓이는 것.

오래 전에 받은 편지의 답장은 쓰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다시 또 편지가 오지 않았나 궁금해서 우편함을 열어 보는 것.

무심코 손에 들고 온 섬진강 작은 돌멩이 하나한테 용서를 빌며 원래 있던 그 자리에 살짝 가져다 놓는 것.

온몸이 꼬이고 꼬인 뒤에 제 집 처마에 등꽃을 내다 거는 등나무를 보며, 그대와 나의 관계도 꼬이고 꼬인 뒤에라야 저렇듯 차랑차랑한 꽃을 피울 수 있겠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것.

꼬리 한쪽을 떼어 주고도 나뒹굴지 않는 도마뱀과 집게발을 잃고도 울지 않고 제 구멍 속으로 들어가는 바닷게를 보며 언젠가 돋아날 희망의 새 살을 떠올리는 것.

지푸라기에 닿았다 하면 금세 물처럼 흐물흐물해지는 해삼을 보며, 나는 누구에게 지푸라기이고 해삼인지 반성해 보는 것.

공중전화기에 50원이 남으면 괜히 알고 있는 전화번호 하나를 일 없이 누르는 것.

공중전화 부스에 말끔한 전화카드 한 장이 놓여 있으면 혹시라도 새 것인가 싶어 카드 투입구에 속는 셈치고 한 번 밀어 넣어 보는 것.

출처를 알지 못하지만 공감이 가서 옮겨봄.

#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