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 문예
고독
자작시
하늘은 우리 머리 위에 있고,
우리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살기에
동틀녘 내려온 희망이라는 작은 관심은
사람들 사이를 돌고 돌아
골목을 밝히고, 교실을 밝히고, 정신을 밝힌다.
하늘은 우리 머리 위에 있고
우리는 하늘을 내려다보며 살 수 없기에
해질녘 도시에는 어느새 고독만이
사람들 사이를 돌고 돌아
골목을 감추고, 교실을 감추고, 정신마저 감춘다.
본디 고독은 무거운 것이라서
도시를 떠나지 못한 채 하늘 아래 머무는 것이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고독은 나의 것인가.
누군가의 곁을 돌고 돌아 이곳에 당도한 것인가
본디 고독은 무거운 것이라서
스스로 떨쳐 내지 못한 채 마음 안에 머무는 것이다.
지금 내 안의 고독은 누구를 향한 것인가.
누군가의 구원으로 비로서 거두어질 수 있는 것인가
하늘은 우리 머리 위에 있고,
우리는 저마다의 고독을 안고 살아간다.
언젠가 누군가의 곁에서
지금과는 다른 내가 되어 있을지
나 역시 누군가의 곁에서
그런 사람이 되어 있을지 모른 채.
#자작시 #고독